리뷰

넷플릭스 드라마 메두사 리뷰

OTT 보는 남자 2025. 3. 6. 09:39

넷플릭스 오리지널 콜롬비아 드라마 추천 메두사 리뷰 후기 정보 

콜롬비아 드라마다.

 

그래서 솔직한 말로 기대감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상한 건 자극적인 막장 드라마의 재미는 최소한 제공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굉장히 불순한 의도이긴 하지만 남미 사람이 아닌데 남미 드라마를 보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남미는 열정적이고 그로 인해 드라마 전개도 시원시원한 데다가 야하기까지 하다. 안 볼 이유가 없다. 특히 재벌가의 막장 이야기는 부자들의 야하디 야한 엉망진창 사생활도 볼 수 있다. 

 

메두사라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신임 사장으로 부임한 여성이 혼자 요트를 타고 나가 바다 위에서 자위 행위를 하다가 갑자기 요트가 폭발하면서 행방불명이 되고 만다. 성공한 CEO가 바다 위에서 자위라는 설정이 조금 웃기긴 했으나 말이 아주 안 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서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문제는 그런 자극적인 장면이 아니라 충분히 자극적으로 다뤄도 될 만한 이야기를 너무나 지루하게 하고 있다는 거다. 

 

갑자기 사라진 여성 CEO의 사고를 추적하기 위해 메두사 가문을 조사하는 형사는 무언가 나이브스 아웃을 떠올리게 하고 그러다 보니 이게 추리물인지 막장 드라마인지 조금 헷갈리긴 한다. 감독이나 각본가는 이걸 추리물로 만들어서 미스터리 요소도 넣으려고 했겠지만 이건 누가 봐도 메두사 가문의 일원 중 한 명이 폭탄을 설치했다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이들의 존재를 다소 의문스럽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서 흔한 추리물로 갔어도 될 법하다. 

 

하지만 드라마 메두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갈팡질팡한다. 

 

이 시나리오라면 차라리 다른 요소 걷어내고 누가 여성을 살해하려고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캐릭터 드라마로 가도 되었을 법한데 등장하는 캐릭터가 하나같이 전형적이고 뻔해서 별달리 호기심이 동하지 않는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심지어 여성이 죽을 수도 있는데 친 아버지조차 슬픔을 전혀 내보이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보통 저 상황에서는 거짓으로라도 슬픔을 가장해야 하는 거 아닌가. 무조건 가족을 의심할 텐데 가족 모두 여성의 죽음에 하등의 관심도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이 여성의 죽음이 그렇게 억울한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 여성의 죽음을 사주한 사람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 도대체 이런 드라마를 왜 만들었나라는 생각까지 연결되면 그때부터 드라마는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애매한 지점에서 재미를 잃고 표류하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실패작이라고 할 만하다. 재미도 없고 자극적인 설정도 별로 없고 성관계 장면만 짧게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흥분할 거라고 착각하는 건가 싶어 한숨이 나온다. 

 

기대 이하의 작품으로 감상하면서 나처럼 시간 낭비하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