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1막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추천 폭싹 속았수다 1막 리뷰 후기
유명한 작가와 그리고 감독 게다가 배우 라인업까지 완벽하다 못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기대치가 높은 드라마인데 그 높은 기대치를 충족한다는 면에서 다시 한 번 감탄이 나오게 만든다.
제작비가 무려 600억원이나 들어 갔다고 하는데 실제로 마을 장면들은 거의 다 세트 촬영이라고 하는 걸 보면 저걸 다 만들고 고증을 하는 부분에서 돈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각 효과도 많이 사용되었다고 하던데 확실히 돈이 많이 들어간 드라마여서 그런지 몰라도 미장센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물론 이런 걸 다 차치하고라도 드라마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감동적인데 재미있는 경우가 드문데 폭싹 속았수다는 그 어려운 걸 해낸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말로 고생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의미가 좋은 말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우리네 인생이 전부 다 고생으로 점철된 걸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사람들에게 고생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할 말이 없기는 하다. 나도 그러하고 우리 모두 고생하며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애순과 관식도 그러하다. 둘 다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이고 세상 해맑은데 세상이 이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애순만 봐도 부모 복이 없어서 자신을 진심으로 애정하던 친어미마저 숨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그 이후 오갈 데 없는 애순은 관식과 가출을 시도하지만 부산이라는 타지에서 만난 인심은 그야말로 험악 그 자체였다.
그렇게 관식과 결혼을 하며 시작하게 된 시집살이 역시 만만하지 않았다.
당시 여자는 그저 밥을 축내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애순의 딸 금명은 어쩔 수 없이 해녀가 될 운명이었다. 애순의 저지가 없었다면 말이다. 해녀라는 직업은 이제서야 많이 알려지긴 하였으나 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그런 면에서 애순의 어미 관례가 애순은 절대 해녀를 안 시킨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 만하다. 그만큼 어렵고 위험한 일이지만 애순의 시모와 시할머니는 금명을 짐짝처럼 취급한다.
그렇게 나와 살게 된 애순과 관식 앞에는 꽃길이 펼쳐져 있는 것도 아니다. 살던 동네를 떠난 관식은 텃세로 인해 온갖 고생을 하며 힘들게 돈을 벌어 온다. 그 모습을 본 애순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을 지켜주기만 하던 관식이지만 너무 순박하고 착한 관식을 이제는 애순이 지켜야 할 때가 왔다. 더 이상 문학 소녀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거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자극적이다거나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으나 캐릭터마다 그리고 이야기마다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나의 부모님과 친구 그리고 나의 여러 인연들이 떠오른다.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눈물이 마렵다. 난 드라마 보면서 잘 우는 사람이 아닌데 이 드라마 보면서는 울컥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사람들이 드라마 보면서 눈물 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완성도도 높은데 재미도 있고 그 와중에 웃음도 준다.
오랜만에 만난 정말이지 웰 메이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드라마다.
그리고 우려했던 아이유와 박보검의 연기도 훌륭하다. 아이유의 연기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아이유는 볼 때마다 연기력이 성장하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탄탄하긴 한데 머리도 좋은 배우여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보검은 말할 것도 없다. 순박한 관식을 거의 100% 끌어내고 있다. 박보검 본인이 순수하고 착한 모습도 있겠지만 관식은 또 다른 매력이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싶었는데 우직하면서도 순수한 관식을 절묘하게 만들어 냈다.
다른 배우들은 말해서 무엇하랴.
이 드라마는 잠깐 나오는 단역 배우들도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한다. 서사에 구멍도 없고 연기력도 다들 훌륭하다 보니 드라마 자체가 걸작의 지위를 누릴 준비를 마친 듯하다. 16부작이어서 3월 한달 내내 공개가 될 예정인데 벌써부터 인생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그래서다.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으며 완성도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2막 역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