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족이 된 걸 환영해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멕시코 드라마 추천 가족이 된 걸 환영해 리뷰 후기
30분 내외의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진 멕시코 시트콤.
제목부터 가족 드라마의 냄새가 나는데 기본적으로 재산이 많은 아버지가 돌아 가시면서 시작된 가족 소동극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멕시코 드라마는 거의 다가 막장인 경우가 많아서 이 드라마도 그럴 거라는 기대로 감상하게 되었다. 물론 소재나 이야기 자체가 막장에서 아예 빗겨 나가 있는 건 아닌데 냉정히 보면 막장 드라마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소재가 가볍고 이야기 자체도 막장이라고 보기에는 의외로 소소하다.
대출을 다 갚아 나가는 와중에 갑자기 집에서 쫓겨 나게 된 싱글맘은 자신과 연을 끊고 살아온 아버지 집에 방문해서 왜 자신을 쫓아낸 건지를 따지듯이 묻는다. 이미 아버지는 재산이 많고 새엄마와 함께 좋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딸은 말이 안 통하는 아버지와 다시는 연락하기 싫었지만 아버지가 자신의 집을 통보도 없이 가지고 간터라 울며 겨자먹기로 아버지 집으로 쳐들어 간다. 그렇게 아버지와 다툼을 벌이던 중 아버지는 갑자기 심장 마비로 사망해 버린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다들 아버지가 남긴 유산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 유언장을 찾았으나 그 누구도 상속받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 나라 같으면 사실 유언장이 있어도 가족에 한해 소송을 통해서 어느 정도 재산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나라마다 상속법이 다른 터라 멕시코는 유언장에 무조건 따라야 하나 보다. 그렇게 유언장을 조작하기로 한 가족들은 모두 다 합세하여 작정하고 거짓말을 하기로 결심한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드라마는 셀 수 없이 많다.
보통 이렇게 시작되면 드라마의 진행 순서는 바로 누가 범인인지와 부자인 경우 유산이 어떻게 흘러 가는지를 봐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버지는 말 그대로 자연사를 했기 때문에 중요한 건 이 괴팍한 부자 노인이 남긴 재산에 관해서다. 죽음을 목도한 이들 중 그 누구도 재산을 받을 수 없게 된 순간 이들은 모종의 약속을 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나중에 알리고 유언장을 조작하기로 말이다. 종이 유언장은 조작이 가능하긴(?) 해서 이런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본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제는 변호사와 함께 서류는 물론 영상으로 유언장을 남겨야 할 지경이 아닌가 싶다.
소재나 이야기 구조만 보면 재미있을 법도 한데 이 드라마 가족이 된 걸 환영해는 소란스럽기만 할 뿐 어디에서도 재미를 찾기가 힘들다.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연출도 물 흐르듯이 흐르는데 정작 각본이 크게 재미가 없다. 그래서인지 30분이 안 되는 시간에도 지루함이 느껴질 정도다. 대사 하나하나로 펀치를 날릴 수 없다면 이야기 자체라도 흥미로워야 할텐데 그런 지점이 하나도 없다 보니 이게 과연 재미있는지 아닌지 조차 의심스럽다.
뭐 사실 기대를 안 하긴 했으나 그래도 멕시코 드라마여서 웃기지는 않아도 황당할 정도로 막장 전개를 보여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대단한 막장 전개도 아닌 터라 이 드라마를 봐야 할 이유가 참 애매하다고나 할까. 여러모로 실망스럽다. 차라리 개막장으로 갔으면 볼만했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