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드라마 선의의 경쟁 리뷰 결말

OTT 보는 남자 2025. 4. 8. 16:51

드라마 선의의 경쟁 후기 리뷰 결말 정보 

원래 티빙에서만 볼 수 있어서 못 보다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냉큼 감상해 보았다.

 

원래 여자들끼리의 사랑을 다룬 백합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선의의 경쟁은 본격 백합물이라기 보다는 백합물은 양념 정도이고 치열한 입시 경쟁을 다른 학원물을 배경으로 한 범죄 미스터리 장르라고 보면 더 정확하다. 장르가 좀 혼재되어 있는데 그게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어 있어서 만족스러웠고 일단 무엇보다 재미있어서 정주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회차당 러닝 타임이 28분 정도여서 16부작이긴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7부작이나 8부작 정도로 보면 된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나 이틀 안에도 정주행이 가능하다.

 

사실 공개되자마자 어마무시하게 화제가 된 나머지 나는 백합물 소재라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냥 드라마 자체를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소녀들의 사랑 소재를 그렇게 안 좋아하던 나까지 재미있게 감상했으니 말이다. 그저 이야기 자체가 탄탄하고 무엇보다 주인공 둘의 서사와 케미가 환상적으로 좋다. 배우 혜리와 정수빈 배우가 각각 제이와 슬기 역할을 맡아 열연을 보여주고 있는데 누구 하나 원톱 주연이라고 보다는 기본적으로 제이 슬기 그리고 경이와 예리가 이끌어가는 드라마라고 보면 된다. 비중으로만 보면 최경 역시 주연 캐릭터 못지 않다. 

 

다들 연기를 잘 하긴 하는데 예리 역할을 맡은 강혜원은 비주얼은 캐릭터와 찰떡인데 아무래도 연기력이 조금 아쉽긴 하다. 그러나 비중이 워낙에 거의 없는 터라 크게 신경이 쓰이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혜리의 연기력에 감탄했는데 응답하라 1988 이후 연기적으로는 크게 주목을 못 받았는데 이번 드라마 선의의 경쟁에서는 외모도 정점을 찍은 듯하지만 무엇보다 존재감이나 연기력이 인상적일 정도로 많이 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 이런 걸 보면서 확실히 연기도 머리가 좋은 사람이 잘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 혜리는 슬기 역할로 제안을 받았다고 하던데 본인이 제작사에 제의를 해서 결국 제이 역할로 바꾼 거라고 한다. 그런데 역시 제이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 해 주었고 연기력이 탄탄한 정수빈 배우가 맡은 슬기와의 케미도 좋아서 이 둘을 보는데 내가 다 두근거리고는 했다. 물론 초반에 백합물같은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중후반부를 넘어가면 그런 내용은 잘 나오질 않는다. 그보다는 아버지에게 복수하는 제이와 죽은 아버지를 위해 제이 아버지에게 복수하려는 슬기의 서사가 주된 내용이기는 하다. 

 

결말은 역시나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제이를 보여주며 막을 내린다.

 

나름 열린 결말이긴 한데 제이 아버지의 눈을 피해서 제이와 슬기는 행복한 엔딩을 맞이 하지 않았을까. 나름 행복한 결말이긴 한데 그래도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제이 아버지가 처벌을 미약하게나마 받긴 하면서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해 주기도 했다. 어찌 보면 두 딸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었던 어리석은 아버지의 최후인데 이런 사람들이 드라마에만 나오는 사람들이 아닌 게 조금 안타깝기는 하다. 부모들은 자녀를 소유물처럼 인식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본인도 통제 못하면서 자신과 다른 인격체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걸 제발 좀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가 알았으면 한다. 

 

수위도 조금 있고 불편한 내용이긴 한데 핵심 서사가 재미있어서 흥미롭게 감상했다. 디테일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재미 면에서는 만점을 주고 싶다. 그나저나 유럽이나 미국 아이들은 더 잘 놀려고 약을 먹는데 대한민국의 십대들은 그저 공부 좀 더하려고 약을 먹는 게 참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왜 불행한 지 보여주는 거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사회에 과연 미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