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인플루언스 키즈 인플루언서의 그림자 리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추천 배드 인플루언스 키즈 인플루언서의 그림자 리뷰 후기 결말
보고 나서 불쾌해지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어제 넷플릭스에 올라온 배드 인플루언스 키즈 인플루언서의 그림자가 나에게는 딱 그러했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터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올라오면 무조건 챙겨보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애초에 보고 싶어서 미리 찜을 해두었던 작품이다. 3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는 미국의 유명 키즈 인플루언서를 다루면서 경각심을 유발하고 있다. 주로 한 가지의 사태를 다루지만 아마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돈을 버는 부모들은 거의 다 비슷한 상황일 거라고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주로 다루는 사람은 엄마인 티퍼니와 딸인 파이퍼의 사례다.
미국 내에서는 아주 유명한 키즈 인플루언서인데 실제로 있는 계정인가 해서 살펴 보니 유튜브에도 버젖이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금은 3개월 째 아무 영상도 올리지 않고 있는데 조회수도 논란 이후 떡락해서 50만이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나락으로 간 거 같은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음지화된 플랫폼에서 주로 활동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사실 뭐 엄마인 티퍼니와 친 딸 파이퍼의 시작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았다.
단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이 돈이 된다는 걸 깨닫고 열심히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파이퍼는 감각도 좋은 편인 데다가 엄마인 티퍼니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소름이 끼치도록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악마적인 재능이라고 할 만한데 보통 이런 사람들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같이 활동하던 다른 키즈 인플루언서와 부모들이 결국 아동 학대와 수익 배분 갈등으로 인한 소송을 걸었고 185만 달러의 합의금을 물고 소송이 종료되었다.
우리 나라도 그러하지만 미국도 자신의 자녀들을 데리고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는 경우 그 수익의 대부분을 부모들이 가지고 간다. 아이들은 사실상 돈을 제대로 만지지도 못 하는 상황인데 이게 관심을 요하는 일이다 보니 아이들이 해서는 안 될 짓까지 서슴없이 시키는 데다가 유튜브는 규제에서 벗어난 법의 사각지대여서 온갖 자극적인 소재로 영상을 만들고 사진을 올린다.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자극적인 내용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중들은 빨리 질려하고 모든 걸 총괄하는 티퍼니는 아이들이 해서는 안 될 짓까지 영상으로 찍어 올려 막대한 수익을 만들어낸다.
사실상 나는 이렇게나 어린 아이들이 나오는 영상 자체를 안 봐서 이런 걸 과연 누가 보나 하고 의문이었다.
내용도 유치하고 영상 자체도 별로 재미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디 다큐멘터리는 키즈 인플루언서를 다루는 터라 이들이 올린 영상을 재편집해서 중간 중간 보여주는데 흥미가 돋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 이걸 아이들이라고 해서 과연 볼 것인지가 진심 의문이었다. 그리고 점점 더 자극적인 설정을 보여줘야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유사 연애를 시키고 정도가 지나친 몰래 카메라 상황을 만들어서 아이들의 멘탈을 무너지게 만드는 모습은 지켜보는 거 자체가 역겨울 정도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런 영상을 보고 구독하고 고작 10살이 겨우 넘은 여자 아이 파이퍼에게 고가의 선물을 보내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아저씨들이었다. 그렇지 이런 노잼 영상을 아이들이라고 참고 볼 리가 없지. 아이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아저씨들이 이런 영상들의 주시청층이었고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미국 주요 언론에서도 분석해서 내놓은 자료에도 언급이 되어 있는 부분이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착취하고 주 소비층은 아저씨들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가 나갔는데 나 역시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자 이런 영상들이 왜 인기를 얻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아마 이 개저씨들은 어린 소년 소녀들이 아이스럽지 않은 옷을 입고 자기들끼리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고 싶을텐데 합법적으로 그렇게 행동할 수 없으니 이런 영상들을 찾아보는 거다. 게다가 고맙게도 돈에 미친 부모들은 이렇게 아이들을 영상에 노출하면서 수익화할 궁리 밖에 하지 않다 보니 이런 폐해가 생긴 거라고 보면 된다. 수요와 공급의 욕망이 정확히 일치하는 순간 결국 아이들은 피해자가 되어 제대로 된 어른으로 성장할 기회조차 잃어 버린다.
게다가 티퍼니는 이에 그치지 않고 남자 아이들을 성적으로 희롱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내보낸다던가 10살이 조금 넘는 아이들의 몸을 더듬는다던가 본인도 어린 아이들을 성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는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소송으로 인해 유튜브에서 수익 창출이 금지가 되자 온리 팬스 같은 유료 사이트로 들어가서 자신의 딸 파이퍼에게 야한 옷을 입히고 춤을 추게 만들고 교태를 부리게 만들면서 여전히 돈을 벌고 있다.
자신의 친 딸을 데리고 이런 일을 하는 걸 보면 악마조차 울고 갈 지경이다.
사실 이 정도면 티퍼니를 체포해서 아동 학대로 감옥에 넣어야 될 수준이 아닌가 싶은데 아직 미국에는 관련 법이 제대로 정비조차 안 된 형국이어서 여전히 티퍼니는 딸인 파이퍼를 학대하고 있다. 법망을 피해서 교묘하게 돈을 벌고 있는데 나는 사실 티퍼니를 고소한 다른 키즈 인플루언서들의 엄마들도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티퍼니가 도가 지나치긴 했으나 제 3자인 내가 봐도 분명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발언들을 그동안 끊임없이 쏟아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불안정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바로 구출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본인들 역시 자신의 자녀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 악마들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하기에 누가 봐도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다. 본인들이 조금 더 도덕적이라고 해서 이 사태에 대해서 본질적인 비판 의식없이 티퍼니만 조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거다. 이런 걸 보면 왜 최근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서 키즈 인플루언서들을 퇴출하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간다. 결국 아이들보다는 아이들을 착취하는 부모들을 규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지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내가 전혀 몰랐던 세계였기에 흥미롭게 감상했는데 상당히 자극적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이긴 해도 한 번 정도는 봐도 될 만큼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나라는 정서상 너무 어린 아이들이 돈벌이를 하면 대중들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데 최근 김새론의 사례만 봐도 무책임한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 좌지우지하는지 알 수 있어서 한숨만 나올 정도다. 하지만 미국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용인해 주는 건지 대중들도 오히려 피해자들을 비판하고 있어서 어이가 없긴 했다. 아마 앞으로도 정부 기관이 제대로 감시하지 않으면 자녀들을 학대하는 부모들은 끊임없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아동 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너무 늦긴 했지만 관련 법을 제정해서 더 이상 학대를 받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티퍼니는 얼른 체포되어 죗값을 치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