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리뷰
넷플릭스 토일 한국 드라마 추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화 1회 첫방송 리뷰 후기

어제 처음으로 방송이 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생).
사실 사회적인 이슈로 인해 논란도 많고 방영일이 1년이나 미뤄지며 우여곡절 끝에 전파를 타긴 하였으나 역시나 여론이 안 좋기는 하다. 뭐 나는 드라마를 리뷰하는 사람이어서 사회적인 논란이 섞이지 않은 순수하게 드라마 자체로만 리뷰를 남기려고 한다. 사실 그러기가 좀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긴 하지만 최대한 감정적인 면을 자제하고 리뷰를 쓰는 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나의 태도가 비겁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드라마를 만드는 데에 노력을 한 제작진이나 배우들이 있기에 이런 식으로 본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한 명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일단 1화를 넷플릭스를 통해서 감상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볼 만은 하다.
슬기로운 시리즈를 재미나게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가 이번에는 직접 드라마를 만들지 않고 제작에만 참여했으나 그들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어차피 작가나 연출이나 신원호 사단 사람들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고윤정과 신시아 그리고 강유석과 한예지가 전공의로 나오며 정준원이 구도원이라는 걸출하고도 매력적인 의사로 나온다. 이봉련은 무시무시한 서정민 교수로 분해 본인의 매력을 한 껏 보여주신다.
개인적으로는 엄재일과 구도원의 캐릭터가 매력이 넘친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남자 캐릭터에만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엄재일과 구도원은 사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캐릭터 아닌가. 정준원은 배우 자체도 매력적인 데다가 누구나 생각하는 듬직한 오빠미가 있는 캐릭터인 데다가 엄재일은 잘 생긴 아이돌 출신이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그에 반해 표남경은 오이영을 무한대로 질투하며 김사비는 인공지능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처럼 보인다. 한 마디로 매력을 느끼기가 조금 힘들다.
오이영 역시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는 인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보긴 어렵다. 아직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하지만 남자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데 반하여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이 돋보이지 않아 조금 아쉽기는 하다. 초반에 라미란이 카메오로 나오는 부분도 사실 나는 별로였다. 라미란이 별로라기보다는 라미란이라는 배우를 활용하는 방식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 했고 재미있지도 않았다.
사실 뭐 신원호 사단은 이야기 그 자체보다는 캐릭터의 힘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도 그러했고 큰 이야기나 핵심적인 메시지는 약해도 매력적인 착한 캐릭터들을 보는 맛이 컸다. 그런 부분은 조금 많이 약해진 거 같기는 한데 나는 보면서 정준원 배우는 분명 화제를 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배우 자체가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그래서 그런지 구도원 캐릭터가 나오면 벌써 드라마가 재미있다.
고윤정은 주인공이어서 분량이 많긴 한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5명의 의사가 분량을 나누는 게 아니라 고윤정에게 어느 정도 분량이 몰빵되어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고윤정은 연기를 어느 정도 하는 젊은 배우이긴 하지만 혼자서 드라마를 이끌어 가기에는 조금 힘에 부친다는 느낌도 든다. 절대 못 한다거나 애매한 건 아닌데 힘있게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는 느낌은 없다. 어찌 보면 슬기로운 시리즈에서 조정석 롤이긴 한데 조정석의 무게감이나 연기력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저런 단점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신원호 사단의 드라마를 좋아한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재미나게 볼 수 밖에 없다. 어찌 보면 의사들도 사람이고 돈 벌려고 일하는 건 직장인과 다르지 않다. 그 동안 우리 혹은 언론에서 너무 전문직을 올려치기 한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생각보다 드라마 안에서 직업 미화도 별로 없고 다시 재편집을 한 건지 그런 부분은 많이 사라지긴 했다.
신원호 사단의 드라마를 좋아했다면 보지도 않고 욕하지 말고 한 번은 보라고 하고 싶다.
사실 막 대단하게 재미있는 드라마는 아니기에 무조건 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슬기로운 시리즈를 재미나게 본 시청자로 말하자면 충분히 재미있었고 완성도가 높아서 볼만했다. 특히 구도원이나 서정민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앞으로 나올 다른 캐릭터들의 활약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