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 수탉은 오늘도 운다 리뷰

OTT 보는 남자 2025. 3. 3. 1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네덜란드 드라마 추천 수탉은 오늘도 운다 리뷰 후기 

네덜란드 드라마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

 

그래서 초반에는 시청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제목이 조금 특이해서 보기 시작한 건데 어라라?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6부작의 짧은 드라마이고 한 편당 30분 내외라 시트콤 형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드라마 내용을 봐도 코미디에 더 어울리는 드라마이긴 하다. 독특하게도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다 마흔이 넘은 중년 남자들이다. 안정적으로 결혼 생활을 하고 있거나, 갑자기 회사에서 여자에게 밀려 직장을 잃거나, 이제는 수많은 여자들을 멀리하고 한 여자에게 정착하려 하거나 그도 아니면 갑자기 찾아온 친 딸에게 휘둘리거나..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유럽은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는 여성 인권이 높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중년 남자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짠하다. 하나같이 다른 네 명의 남자들은 그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지만 그들의 중년 라이프는 녹록하지 않다. 다들 어느 정도 결핍이 있고 이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이들의 미래는 서로를 보면 알 수 있다.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하려는 남자에게는 그러한 결혼 생활이 권태기로 변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보이고, 이제 막 새로운 여자를 만나려는 남자에게는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보인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그리고 한 사람에게 정착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연인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삶에는 각자의 무게가 존재한다. 결혼을 하면 마냥 행복할 줄로만 생각했으나 남편과 관계를 맺은지 5개월이 넘어가면서 미치려고 하는 여자가 있고, 집을 새롭게 지어 빚이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회사에서 잘린 남편 대신 돈을 벌어야 하는 부인은 갑자기 소셜미디어 스타가 되려고 한다. 

 

자신이 어느 상황에 처하든 인간은 타인을 부러워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라고 태어난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왜인지 내가 가지지 못한 건 더 대단해 보인다. 결혼을 한 사람은 미혼자를 부러워하고 기혼자는 자유로운 싱글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다들 장단점이 있고 이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남들을 부러워하며 시간을 보내느니 자신의 순간과 시간을 즐기는 게 최선이다. 어차피 모든 걸 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중년 남자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인생의 재미를 가볍게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추천하고 싶다. 이런 거 보면 다들 어디나 사는 건 비슷하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다소 삶의 문제들이 가볍게 표현되고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심각한 고민일수록 나중에 보면 별거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 드라마의 삶에 대한 태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