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생활 고윤정의 애매한 연기력
슬전생 언슬전 슬전의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고윤정의 애매한 연기력
고윤정은 예쁘다.
고윤정의 외모에 대해서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거다. 나 역시 그러하다. 드라마 보면서 종종 고윤정의 외모에 감탄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고윤정은 압도적으로 아름답다. 가끔 연예인을 보면서 사람같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고윤정이 딱 그러하다. 그러한 외모와 달리 고윤정이 맡은 오이영 캐릭터는 선머슴 같은 인물이다. 떠올려 보면 고윤정이 나온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무빙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예쁜 외모에 공주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압도적인 외모를 가지고 털털한 역할을 하니 대중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과연 연기는 어떨까.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전공의 4인방도 매력적이고 구도원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아직까지는 흥미롭다고 생각하며 보고 있는데 사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만큼 재미있지는 않다는 걸 매 회차마다 느낀다. 매 회차마다 환자들이 나와서 눈물 짜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비슷하고 기본적인 포맷이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슬의생 시리즈가 연애와 우정에 초점을 더 맞추었다면 전공의생활은 성장에 더 방점이 찍혔다는 게 다를 뿐이다.
게다가 신원호와 이우정이 제작이 직접 뛰어든 건 아니어서 미세하게 차이가 나긴 한다.
하지만 이들의 인장을 지우긴 어렵다. 거의 복제 인간처럼 비슷한 연출과 각본을 떠올려 보면 차별점을 찾기가 더 어려운 수준이다. 신원호 사단의 장점과 단점을 그대로 이어 받은 경우인데 장점이라면 인간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배우가 가진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으면 캐릭터가 가진 힘이 살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나마 연기력이 괜찮은 정준원과 강유석 그리고 신시아와 한예지는 괜찮다.
이봉련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다만 고윤정만 나오면 다른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드라마가 붕 떠 버린다.
연기를 못 하는 건 아닌데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 하면서 극의 흐름이 애매해진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고윤정만 나오면 재미가 없어지는가 했는데 고윤정의 애매한 연기력도 문제지만 드라마 각본이 너무 배우의 매력이나 존재감에 기댄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배우들이 다 하나같이 극사실주의같은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기에 눈치를 채지 못 했을 뿐이다.
고윤정은 거의 주인공 급으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윤정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드라마 자체가 흔들린다. 애초에 신원호 사단이 대단한 각본으로 승부를 본 게 아니어서 이런 약점에 더 취약하다. 그래도 항상 매력적인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극에 대한 몰입감은 물론 재미까지 배가시키던 신원호 사단인데 이번에 선택한 고윤정은 조금 판단 미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분명히 오디션을 보고 결정한 것일텐데 왜 돌고 돌아 결국 고윤정이었는지 조금 의문스럽다.
애초에 신원호 사단이기에 얼굴이 알려지진 않았다고 하더라도 연기를 대단히 잘하거나 존재감이 좋은 배우를 캐스팅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스타 캐스팅에 묻어간 거 아닌가 싶다. 그나마 이번 전공의생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정준원 그리고 이봉련 배우님이다. 둘이 나올 때면 드라마가 아니라 내가 옆에서 의사들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나머지 전공의들의 매력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주인공인 전공의들에게 감정 이입이 안 되다 보니 드라마도 사실 잘 집중이 안 된다.
화제가 되고 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기는 한 거 같은데 드라마가 가진 힘이 너무 이전 슬의생 시리즈와 비슷하고 눈에 보이는 메인 캐릭터가 별로 없어서 아쉽다. 내가 이야기한 정준원과 이봉련은 사실 주연 이라고 하기는 애매한 주조연이어서 비중이 많지 않아 아쉽다. 특히나 이봉련은 거의 안 나오는 회차도 있었기에 보면서도 이 드라마를 계속 봐야 하나 싶기도 하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슬의생 복제품 같다는 생각이 보면 볼수록 든다.
지난 슬의생 때 전미도 배우가 준 충격을 생각하면 더욱 더 아쉬운 부분이다. 원래 신원호 사단의 드라마는 항상 압도적으로 화제가 되는 배우가 한 명씩은 꼭 있었는데 이번 슬전생은 구도원 캐릭터이긴 하지만 비중이 너무 작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신원호 사단은 이 드라마 끝나면 의학 드라마는 다시는 안 했으면 좋겠다.
편한 길로 가려다가 갑자기 지진을 만나서 고생하는 느낌이랄까. 사실 신원호 사단 정도면 새로운 시도를 좀 해봐도 좋을텐데 매번 성공을 해 놓고도 이렇게나 안일한 길을 가다가 복병을 만나 욕을 먹는 게 그렇게까지 안타깝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이제는 제발 의사 소재는 놓아줄 때도 되었다.
그만 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