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국 드라마 내 딸이 사라졌다 리뷰 결말

OTT 보는 남자 2025. 4. 17. 09:33

디즈니 플러스 디플 훌루 오리지널 영드 영국 드라마 추천 내 딸이 사라졌다 the stolen girl 리뷰 후기 결말 정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국 드라마 내 딸이 사라졌다가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되었다. 

 

그다지 당기지는 않아서 안 볼까 하다가 영국 드라마인 데다가 범죄 스릴러 드라마라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에 일단 1화는 보자고 판단하자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가 의외로 볼 만해서 5화까지 가열차게 정주행해버린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성도가 아주 높은 드라마는 아닌데 어떻게 결말이 나는지가 궁금해서 끝까지 다 보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대단히 좋은 편인데 연출과 각본이 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나 배경 음악이 정말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보다가 적응이 되긴 했는데 드라마 음악을 누가 담당한 건지 몰입에 방해가 될 정도였고 신선하지도 않은 데다가 거슬리기까지 해서 짜증이 지대로 나기도 했다.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사운드트랙이 거슬리는 경우는 난생 처음인데 담당자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역대급으로 최악이었다. 

 

제목이 내 딸이 사라졌다인 만큼 주인공 엘리사의 딸인 루이스는 아주 초반에 갑자기 전학 온 새로 사귄 친구의 엄마에 의해 납치가 되어 버린다. 처음 본 학교 친구의 엄마에게 딸을 맡기고 그것도 모자라 딸을 하루 재우기까지 하는 엄마인 엘리사가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었으나 사람이 정신이 없고 멋진 집을 한 번 보고 나면 그럴 수도 있다 싶긴 한데 나라면 절대 내 자식을 처음 보는 사람의 집에서 재우지는 않을 거 같기는 하다. 사실 나는 이 부분부터가 조금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자녀도 아니고 그야말로 어린 아이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친구의 집에서 재우게 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 

 

하지만 뭐 이건 넘어가도록 하자.

 

세상에는 생각보다 멍청한 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라진 어린 딸 루이스는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소식이 없고 그로 인해 엘리사와 프레드 부부의 어두운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다. 이런 드라마에서는 항상 사건이 터지면 화목해 보이기만 하던 가족의 감추어둔 속내가 갑작스럽게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클리셰이긴 한데 이것도 어찌 보면 현실에 기반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겉으로 화목해 보이는 꽃일수록 가시를 감추도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 스포일러 결말 있습니다. 

 

알고 보니 엘리사의 남편 프레드는 누군가와 사이버 불륜을 한 번 한 적이 있었고 엘리사 역시 많은 비밀을 품고 살던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으로 인해 집단 생활을 하는 종교 단체에서 생활을 하였고 그 생활이 지긋지긋해 공동체를 떠나고는 아예 신분을 세탁하는 수준으로 과거를 잊고 살아 왔다. 루이스 실종 사건으로 인해 엘리사를 추적하던 기자는 엘리사의 과거를 하나도 알 수 없다는 사실에서 기자의 촉을 느끼고 엘리사라는 사람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런 과정에서 엘리사는 마커스 터너라는 호텔 체인 사장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게 밝혀진다. 그리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돌아오면서 아버지를 실수로 계단에서 밀치고 나서 흥분해서 운전을 하며 돌아오던 중 리베카의 가족이 잠시 정차해둔 차를 치어 버리고 만다. 당시 리베카와 다른 어린 딸은 멀미 때문에 정차 중이던 차에서 잠시 나와 있었으나 남편과 다른 딸은 차에 남아 있다가 참변을 당한다. 

 

하지만 엘리사를 사랑하던 마커스는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엘리사 대신 감옥으로 가게 되고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은 리베카는 엘리사의 딸 루이스를 마치 자신의 친 딸인 것처럼 납치해서 프랑스에서 살아가려고 간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점점 더 좁혀오고 결국 엘리사와 먼저 마주한 리베카는 엘리사로부터 자신이 친아버지로부터 어린 시절부터 성적인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는 고백을 들으며 마음이 무너진다. 

 

결국 해피 엔딩이긴 하지만 엘리사는 다시 한 번 재판을 받고 6년 형 선고라는 결과를 받아 들인다. 

 

기자의 말처럼 사람은 과거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기 어렵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성적인 학대를 당한 엘리사는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 하고 다시 한 번 아버지를 보러 갔다가 자신의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이 떠올라 흥분한 상태로 아버지를 계단에서 밀어 버린다. 애초에 저기를 왜 돌아간 건지 정말이지 의문이긴 하지만 그러한 연결고리가 없으면 이야기 자체의 진행이 안 되다 보니 넘어가기로 하자. 

 

그러나 나는 엘리사 까지는 어떻게 이해를 해 보겠는데 리베카의 애매한 태도는 아무래도 받아 들이기 어렵다. 억울한 사고를 당한 것도 맞고 복수를 결심한 것도 이해가 가는데 할 거면 좀 제대로 하던가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저렇게 한가하게 놀고 있을 때인가 싶었다. 아예 가려면 유럽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게 맞지 않나. 저렇게 허술한 태도로 아이를 납치하고 브로커를 살해하는 설정을 순진하게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긴 어려웠다. 

 

지금까지 이렇게까지 멍청한 복수를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무슨 천년의 사랑도 아니고 마커스 터너가 자신이 엘리사 대신 운전했다고 감옥 살이를 하는 게 가장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장 바보같은 건 바로 엘리사의 부처 아니 남편 프레드가 아닐 수 없다. 첫째 딸인 루이스는 자신의 친 딸이지만 아들 조지는 명백하게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모든 걸 용서하고 결국 가정을 지킨다. 물론 아이들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한데 프레드는 정말이지 무슨 죄인가 싶었고 잔혹하게 버림받은 마커스 역시 불쌍하기 짝이 없다. 어찌 보면 이 이야기 안에서 가장 대단한 빌런은 엘리사가 아닌가 싶다.

 

애초에 엘리사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아버지를 죽인 죄는 무시하더라도 교통 사고로 감옥에 갔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도 않을 터였다. 

 

드라마 내 딸이 사라졌다는 어느 정도 이야기의 빈틈이 느껴지는 터라 아쉽긴 했는데 순수하게 재미로만 따지면 볼만은 해서 흥미롭게 보긴 했다. 그래도 무언가 소재는 좋은데 이걸 잘 엮어서 좋은 제품을 못 만든 느낌이랄까. 재료는 좋은데 요리가 맛이 자극적이기만 하도 만족스럽지 않은 터라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는 좀 애매하다. 그래도 이 정도 재미면 준수하며 마치 넷플릭스 저렴이 막장 드라마같은 느낌이 있어서 재미있긴 했다.

 

나오는 등장인물 모두를 온전하게 이해하긴 어려웠으나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