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 드라마 레오파드 리뷰

OTT 보는 남자 2025. 3. 6. 08:38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탈리아 드라마 추천 레오파드 리뷰 후기 정보 

1958년에 출간된 유명한 동명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레오파드는 영화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유럽이나 이탈리아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충분히 볼 수 있는데 이탈리아 통일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이탈리아가 통일을 했다고?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이탈리아가 남북으로 분열되어 극심한 지역 격차가 있는 건 상당히 오래된 역사이기도 하다. 나는 승무원을 했던 터라 이탈리아 북부인 밀란과 남부인 로마를 여러 번 가 본 적이 있다. 확실히 분위기가 많이 다르긴 하며 북부가 경제적으로 더 유여로워 보이는 건 길거리만 지나 다녀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지금도 북부와 남부를 분리해 달라는 요구가 내부에서 있을 정도인데 같은 이탈리아어를 쓰긴 하지만 축구 경기에서 남부와 북부가 붙으면 북부는 남부를 가난뱅이 라고 조롱하고 남부는 북부를 오만하다고 조롱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 나라의 지역 갈등이 선거 구도를 위해 조작된 측면이 다분하다면 이탈리아는 원래부터 따로 살던 사람들이 합친 건데 이렇게나 세월이 지나도 갈등이 심각한 걸 보면서 우리 나라는 차라리 통일을 하지 않는 게 나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지금 상태로 보면 남북 토일은 물 건너간 상태로 보이는데 그게 안 된다면 철저히 다름을 인정하고 국경만 열어서 철도라도 뚫어 주었으면 하고 나는 이 정도는 아마 조만간 이루어질 거 같기도 하다. 드라마는 물론 현실에서도 이탈리아는 결국 통일되기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지역 갈등이 심각한 수준인 걸 보면 강제로 통일한다고 해서 국민들의 마음까지 통일되는 건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 미국도 내전을 겪으며 통일을 한 나라인데 지금도 지역 별로 선거 구도가 확연하게 갈리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심지어 독일 역시 동독과 서독을 통일한 이후 극심한 분열에 시달리고 있는 것만 봐도 답이 나온다. 

 

특히 이탈리아는 북부와 남부의 소득 격차 수준이 생각보다 심각한 편이다. 북부는 거의 북유럽 수준으로 잘 살지만 남부는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동유럽 수준으로 살고 있다. 그러하기에 시칠리아에 마피아가 많은 건 남부 지방 사람들이 거칠고 무식해서라기 보다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드라마 레오파드는 그러한 지점까지 세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이탈리아 통일이라는 역사적인 소용돌이 안에서 휘둘리는 인간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소설이라서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가상의 인물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넷플릭스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가 상당히 준수한 역사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건 물론 연출과 연기 각본 그 무엇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이탈리아 자본만 가지고는 이런 대서사시를 만들기 어려웠을 텐데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푼돈(?)이기에 가능한 프로젝트 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감탄한 부분은 의상이다. 이런 고전 사극은 의상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상류층이 주인공이 만큼 그 화려한 의상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어느 시대나 서민들은 참 힘들었구나 하는 점이다. 

 

드라마에도 소작농이 나오지만 겉모습도 그렇고 거의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살아 간다. 자본주의 사회라고 다를까. 지금은 운이 좋은 소수를 제외하면 역시나 계층 간의 사다리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나마 계층 구분이 희미하다고 하는 우리 나라에서도 이제 더 이상 부모 도움 없이는 좋은 대학과 직업을 가지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다. 이런 사극 드라마를 보면 지금이나 과거나 하류층들의 삶은 상대적으로 지옥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서 참 기분이 묘하다. 그렇게 민주주의를 주장하며 평등과 자유를 외치고 있으나 과연 누구를 위한 권리인가 싶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많은 혁명이 있었으나 근본적으로 모든 게 바뀐 이후 다시 계층이 분화되고 빈부 격차가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결국 고통을 받던 하류층들을 위한다고 하던 해방과 통일은 결국 새롭게 탄생한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로 남는다.

 

드라마 레오파드는 여러 모로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이탈리아에서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 낸 건 아무래도 넷플릭스 자본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탈리아라서 그런지 주인공들의 외모가 남녀 구분 할 거 없이 훌륭한 편이다. 역시 지나가는 거지도 잘 생겼다고 하는 이탈리아 답다. 특히 사극을 좋아한다면 아주 만족할 만한 드라마라고 할 만하다. 나는 사극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흥미롭게 감상했다. 

 

과연 오랜만에 나온 수작 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