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즈니 플러스 미드 센추리 모던 리뷰

OTT 보는 남자 2025. 3. 29. 11:15

디즈니 플러스 훌루 오리지널 미국 드라마 시트콤 미드 추천 미드 센추리 모던 리뷰 후기

훌루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가 된 미드 센추리 모던. 

 

세 명의 중년 남자가 나오길래 중년 남자들의 위기를 그린 가벼운 시트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년을 맞이한 게이 남자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시트콤 형식이긴 한데 10부작이고 25분 내외여서 부담없이 볼 만하다. 전체 회차가 공개되긴 했는데 홍보나 마케팅도 전혀 없고 볼 사람만 보라는 건지 디즈니 플러스의 공개 방식은 여전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뭐 사실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고 결론적으로 재미있느냐 없느냐가 제일 궁금할 텐데 헛웃음이긴 하지만 은근히 웃기긴 하다. 

 

게다가 주연을 맡은 중년 배우 세 명이 실제로도 다 커밍 아웃을 한 게이이다 보니 더 현실감이 있다. 맷 보머는 유명한 존잘 게이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네이슨 레인이나 나단 리 그레이엄 역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게이 배우라고 보면 된다. 네이슨 레인이나 나단 리 그레이엄은 코미디를 주로 하긴 해서 어색하진 않은데 맷 보머는 그 동안 정극만을 해왔던 터라 솔직히 말하면 조금 안 어울리긴 한다. 

 

워낙에 잘 생긴 외모로 미국에서도 유명하기 때문에 드라마 안에서도 백치미로 나오는데 그런 배역의 매력을 그렇게까지 잘 살린다는 느낌은 없다. 이제 벌써 나이가 47세인데 동안도 동안이지만 여전히 너무 잘 생긴 외모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가장 젊고 잘 생긴 터라 극중에서는 남자 승무원으로 나온다. 네이슨 레인 역시 이제 나이가 69세인데 사랑스러운 매력이 참 여전하다. 라이온 킹에서 티몬의 목소리 역할을 맡아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편인데 난 이 분도 게이인 건 이번 드라마 정보를 찾아 보면서 처음 알았다. 

 

원래 4명의 절친이 있었는데 친구 한 명이 사망하자 급 외로움을 느낀 이들은 갑자기 팜스프링스에서 함께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를 바로 실행에 옮긴다. 미국도 결혼을 안 하거나 자식을 안 낳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같이 사는 공동체 이야기를 하게 되는 듯한데 어차피 이야기를 진행시키려면 이들을 한 곳에 모아야 하고 게이들을 한 곳에 모으려면 사실상 결혼이나 동거 밖에 없는데 이들의 관계는 우정에 기반했기 때문에 초기 설정을 이렇게 가지고 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식 농담이고 그 중의 절반 이상은 게이 농담이라서 한국 사람이 알아 듣기 어렵긴 하지만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하고 대사가 웃기긴 해서 피식 거리며 볼만하긴 하다. 동성애에 대해서 거부감만 없다면 충분히 즐길만 한데 나는 사실 엄청 재미있다는 느낌은 별로 없어서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무난하게 아무 생각없이 감상하면 나쁘지 않으나, 아주 잘 만든 시트콤이라고 보긴 어렵고 한국인의 정서에는 아무리 잘 만든 미국 시트콤이라고 해도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재미있게 보기가 힘든 게 현실인 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소재와 장르가 취향이라면 한 번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게이 중년 아저씨들이 나와서 야한 농담 말아주는 미국 시트콤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