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블랙 미러 시즌 7 레버리 호텔 리뷰 후기 해석 결말 정보
레버리 호텔은 지난 작품과는 결이 다르다.
사실 이 정도로 일관된 완성도를 유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서 놀랍긴 하다. 시즌 1 을 제외하면 몇몇 에피소드는 발로 각본을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는데 이번 시즌 7은 정말이지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다 마음에 든다. 레버리 호텔 역시 내 취향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로 결말까지 마음에 들었다. 고전 영화 안으로 들어가는 기술인 리드림을 만든 신생 업체가 배우 브랜디를 캐스팅하여 유명한 고전 영화를 부활시킨다.
실제 사람인 브랜디를 제외하면 배우들은 모두 다 가상의 세계관에서 인공 지능으로 재탄생한 사람들이다. 여주인공인 클라라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 클라라는 사실 도로시라는 배우가 그 당시에 열연을 보여 주었는데 도로시는 실제로는 외롭게 살다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인물이다. 알고 보니 도로시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끌리고 있었고 그 당시 미국의 사회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자유롭게 여성이 여성과 사랑을 나누는 건 금지되어 있었다. 아마 그러한 현실에 대한 좌절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닐까 짐작해 볼 뿐이다.
사실 어느 정도 나는 이 사실이 나오기 전부터 도로시가 레즈비언이 아닌가 싶었는데 이러한 나의 예상은 말 그대로 적중했다. 브랜디는 의사로 분하여 뇌에 기기를 장착하고 가상의 세계관으로 들어가 영화를 찍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신생업체이기에 중간에 필연적으로 오류가 나게 되고 갑자기 연결이 끊기며 브랜디와 도로시를 제외한 모든 배경과 공간 그리고 인물들이 멈춰 버린다.
그제서야 도로시에게 모든 진실을 고백하게 된 브랜디는 도로시 역시 자신에게 이성적으로 끌리는 걸 확인하고 도로시와 말 그대로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시간이 다르게 흐르긴 하지만 이내 곧 시스템이 복구되고 브랜디는 처음 시스템이 다운된 시간과 배경으로 돌아가며 도로시는 다시 클라라로 돌아가 모든 기억을 잃어 버린다. 또 다른 오류 덕분에 마지막 결말을 끝내야지만 브랜디는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고 영화의 원래 결말과는 다르긴 하지만 브랜디와 클라라의 관계가 너무 진실되게 보여서 영화는 나중에 초대박 흥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브랜디는 리드림이라는 기술의 도움으로 도로시와 전화로나마 재회하며 막을 내린다.
사실 아이디어가 너무 기발해서 신박할 정도였는데 보면서 소름이 돋는 부분이 몇 개 있었다.
일단 지금 인공 지능이 마치 세상을 지배할 거라고 떠들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 지금의 인공 지능은 조금 더 편하고 간단한 구글 검색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이나 20년 뒤에는 분명 인공 지능과 로봇 기술을 결합한 인간과 거의 비슷한 로봇이 나올지도 모르고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난다면 감정과 인격까지 지닌 인공 지능 로봇이 나올 거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인공 지능이 감정을 느끼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건 알고 있으나 시간 문제 아닐까.
그렇게 되면 인간은 자신의 모든 욕구를 들어주고 이야기를 경청하는 로봇에 더 마음에 끌릴 수 밖에 없다. 생식 기능을 제외한다면 로봇과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로봇이 나오기 전에 레버리 호텔에 나온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창조된 세계관에 들어가서 평생을 지낼 사람도 나올지 모른다. 어차피 외모야 잘 생기고 예쁜 인물로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
현실에서는 평범하지만 가상의 세계관 안에서는 세계적인 가수가 될 수도 있고 유명한 배우나 성공한 사업가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이전 블랙 미러 시리즈에서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봐도 별 감흥이 없었고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과연 나쁜 일인지 조금 의문이긴 하다. 좋은 일이라고 당차게 말하기도 그렇지만 인간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위로하는 로봇이 나오는 걸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나는 지금도 사실 인공 지능이 무섭지만 본격적으로 인류의 직업을 앗아가는 순간은 인공 지능과 로봇이 결합되는 그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인간이 인공 지능 로봇과 감정을 나누는 순간 인류는 또 다른 차원으로 나아갈 거라는 예측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브랜디 역시 도로시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인공 지능이긴 하지만 도로시와 클라라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도로시 역시 브랜디를 그 누구보다 사랑했다. 나는 오히려 마지막 결말 부문에서 도로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역시 브랜디가 현실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면 도로시의 뇌를 시스템의 의도대로 리셋이 되지 않았고 브랜디를 통해 모든 현실을 안 이후 브랜디가 이 세계 안에 갇히지 않기를 바랬을지도 모른다. 아마 자신이 살아 있었다면 브랜디는 영화의 세계 안에 갇히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브랜디를 열렬하게 사랑한 도로시를 보며 소름이 돋는 동시에 로봇과 진정으로 교감을 나누는 인간의 미래가 그려지기도 했다.
여러 모로 소름이 돋는 이야기인데 재미도 있고 실현 가능성도 없지 않아 흥미로웠다.
그나저나 도로시 역할을 맡은 엠마 코린은 정말이지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한다. 혼자서만 수준이 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좋은 영화를 만나서 오스카 후보에도 꼭 오르기를 기도해 본다. 사실 처음에는 단순히 외모만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존재감이나 연기력이 모두 좋아서 미래가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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