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 예고된 참사 3054편의 마지막 활주 리뷰

OTT 보는 남자 2025. 4. 24. 10:30

넷플릭스 항공 사고 다큐멘터리 시리즈 추천 예고된 참사 3054편의 마지막 활주 리뷰 후기 결말 실화 정보 

과거 항공 사고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잠시 언급이 되어 알게 된 사건인데 나도 이 참사를 보면서 도대체 원인이 정확히 뭔지 궁금했었다. 당시 다큐멘터리는 여러 사건을 다루는 터라 이 사건의 원인을 비가 왔고 활주로 미끄러워서 벌어진 사고라고 대충 결론을 내리고 넘어갔다. 그런데 단순히 비가 오고 활주로 미끄러웠다면 그 동안 이착륙한 비행기들은 어떻게 무사할 수 있었을까. 의문점이 많이 남는 사건이라는 기억만 남긴채 지나갔는데 이번에 이 사건을 제대로 다룬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나와서 호기심에 감상을 해보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도 조금 정신없긴 한데 그나마 왜 콩고냐스 공항에서 탐 항공사의 3054편이 미끄러지고 결국 활주로 밖으로 나가 건물에 충돌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원인이 그나마 드러나긴 한다. 사실 꽤나 도발적인 다큐멘터리이고 당시 브라질에서 논란이 되었던 사건 당사자들이 꽤나 많이 나오는데 사건의 원인은 역시나 내가 생각한 대로 복합적인 요인이 한 번에 벌어지며 일어난 대참사였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벌어진 최악의 비행기 사고로 일컬어지는 이 사고는 우리 나라 무안 공항에서 벌어진 제주 항공 사건과 비슷한 지점이 조금 많아 보인다. 

 

물론 사건을 뜯어 보면 세세한 차이점이 드러나긴 하지만 결국 조종사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결국 끔찍한 결과를 막을 수 없었고 콩고냐스 공항 자체가 어느 정도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말이다. 이 사건 역시 브라질 상파울루 콩고냐스 공항을 분리해 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어난 아시아나 항공 사고는 전적으로 아시아나 항공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콩고냐스 공항은 사실상 문제가 많은 공항이었다. 

 

보통 공항의 활주로에는 비행기가 미끄러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나라도 지방 도로를 가보면 자동차들이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드는 미세한 방지턱을 수백미터 간격으로 해놓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활주로가 아주 긴 편도 아니고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위험천만한 이 공항에서는 그러한 장치가 전혀 없었고 사고가 난 건 그러한 장치를 활주로에 설치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이런 기본적인 시설조차 되어 있지 않은 공항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대형 사고가 터질 거라고 예상했었고 실제로 이 참사가 벌어지기 전에도 무수히 많은 비행기들이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고가 난 날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아주 많은 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주로 상태가 워낙 안 좋았기에 비행기가 착륙하기에는 아주 미끄러운 상태였다. 그러나 오직 이 항공기만 그 날 그 시간에 미끄러진 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다른 항공기는 무사히 착륙을 했기 때문이다.

 

외적인 요인을 보면 당시 브라질은 경제 성장이 대단한 시절이었다. 나 역시 그 시절 브라질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언론 기사로 많이 보던 기억이 난다. 경제가 성장하면 다들 돈이 넘치고 그 넘치는 돈을 여행에 쓰고자 한다. 브라질 국민들도 갑자기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극빈층에서 서민층 혹은 중산층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비행기를 타고 여기저기 여행을 가고 싶은 욕망이 들끓었다. 하지만 공항 시설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었고 이제서야 겨우 민주화가 된 브라질은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만들 유능한 관료도 없었다. 

 

정부 관료 특히 항공 관련해서 공무원들은 부패하고 무능했고 제대로 된 경험과 노하우를 알고 있지 않았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공항을 폐쇄하고라도 이런 저런 안전 장치를 공항에 마련해 놔야 했으나 항공사나 공무원이나 돈 밖에 몰랐기에 이런 일을 등한시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항공사 역시 인력난에 시달렸고 비행기 제조업체 역시 마찬가지였다. 항공사가 승객의 안전보다는 돈에 집착하면서 비행기나 인력 관리를 허술하게 하고 비행기 제조사는 비용이 들어가는 게 아까워서 해당 항공기의 알림 시스템을 제대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았고 공항은 문을 닫으면 손해가 막심하니 사고가 언제라도 날 걸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운영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그 누구도 안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사고 당일 비가 내렸고 조종사는 미끄러울 것이라는 생각에 엔진 레버 두 개 중 하나는 역추진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추진에 놓게 된다. 한 마디로 엔진 하나는 속도를 줄이려고 하는데 나머지 하나는 가속을 하면서 결국 비행기가 활주로 안에서 멈추지 못 하고 활주로를 넘어 공항 밖에 있는 건물 하나를 들이 박으며 199명의 사람은 한 날 한 시에 운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왜 조종사가 이런 실수를 했는지도 말이 많은데 저렇게 하는 게 당시로서는 관행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 그동안 경험으로 저렇게 하면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착륙할 경우 무조건 레버를 두 개 다 역추진에 놓도록 권고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역추진에 두 개의 레버가 놓이지 않았을 때 경고음이 울리는 시스템은 알면서도 돈이 아까워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 

 

사실 모두가 죽은 데다가 블랙박스 안에서는 자세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는 않아서 진실을 알긴 어렵다. 만약 조종사들이 레버 두개를 모두 역추진에 놓았다면 운명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종사는 합리적인 이유로 아마도 그렇게 했을테고 이를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조건이 너무 안 좋았다. 사실 결정적으로는 조종사의 과실로 사건이 마무리되었고 나도 직접적인 원인은 레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조종사의 과실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 사건은 모든 실수들이 하나로 얽히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당시 브라질 항공 기관은 안전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었고 공무원들은 무능했으며 항공사는 돈에 환장했었고 공항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조종사들은 제대로 된 규정없이 자기들끼리 주먹구구식으로 노하우를 쌓고 있었고 이 모든 게 한 번에 일어나다 보니 대참사가 벌어진 거였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나는 제주 항공 참사도 비슷한 원인으로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정확히 원인이 나온 건 아니기에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한다. 

 

모든 항공 참사는 하나의 원인 만으로 벌어지진 않는다.

 

사소한 여러 가지 실수가 한 번에 연결되며 벌어지는 게 보통이다. 최근 보잉 항공기의 결함 역시 단순히 제조 단계에서 기술자들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해서 일어났다기 보다는 경비 절감을 한다고 인력을 감축하면서 그에 따른 결과로 벌어진 사태라고 보는 게 더 합당하다. 그리고 올해 초에 갑자기 많이 일어난 미국의 항공 사고 역시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무원들을 줄인다고 갑자기 관제사들을 무더기로 해고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게 맞는 말이다.

 

결국 이 사건 역시 조종사의 실수이긴 하지만 조종사가 그렇게 행동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건 돈에 눈이 먼 항공사였고 당시 공항을 제대로 관리하거나 안전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오합지졸 공무원들의 환상의 콜라보가 이루어진 결과였다. 우리나라 역시 특정 정권에서 안전 사고가 일어나는 것도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된다. 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제주 항공 참사같은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 벌어지는지는 시스템의 붕괴에 그 원인이 있고 그 시스템을 붕괴하는 건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 관료 때문이라는 건 이제 놀랍지도 않은 사실이다. 

 

우리 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TMA 항공사 3054편의 대참사를 보면 시스템이 붕괴하면 거의 모든 나라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는 걸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 임기 기간 내에 미국인들에게 트라우마를 줄 만한 대형 참사가 한 번 일어날 거 같기는 하다. 시스템이라는 건 한 번 제대로 쌓기는 어려워도 부패한 관료가 한 번에 무너뜨리기는 더할 나위 없이 쉽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은 항공 참사는 기술이 발전한다고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시스템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니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나라의 지도자를 정말 잘 뽑아야 한다. 우리 나라도 만약 대통령이 탄핵을 안 당하고 임기를 마치게 되었다면 분명히 그 전에 대형 참사가 몇 건이나 더 일어났을지 알기 어렵다. 단순히 화재 사고가 아니라 세월호 사고나 이태원 참사 그리고 제주 항공 참사는 분명히 시스템의 문제라고 할 만하며 특정 정권에서 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는지를 아직도 모른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시스템의 나라라고 하던 일본도 요즘 들어 어이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일본의 정치인들이나 관료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를 안다면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항상 깨어 있고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건 귀찮은 일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와 내 친구들의 생명을 위해서도 무조건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다들 제발 알았으면 한다.